'박찬호 서울대 강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27 박찬호 서울대 강연, 뒷 이야기 - 질문편 (12)
  2. 2009.11.27 박찬호, 서울대생에게 꿈을 이야기하다. (4)
한 글로 다 쓰기에 너무 길어서 잘랐습니다.
이 글은 박찬호 선수의 강연 중에 있었던 질문들과 답변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박찬호 선수는 '자기가 답변하고픈 것'에만 답변한다고 했는데요, 시작부터 화끈합니다 ㅋ






0. 한국으로 복귀하셔서 한화에서 뛰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으하하하하하하.
다음 질문 부탁드립니다. 

→ 이걸 보시고 한 번 판단해 보시죠. 어떨까요? ㅋㅋㅋ


1.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셨습니다. 현재까지 거쳐간 팀들 외에 꼭 뛰어보고 싶은 팀이 있나요.
현재 뛰고 있는 필라델피아가 매우 좋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뛰고 싶네요. 그 외에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2. 앞으로 뛰실 때 보직은 어떻게...
저는 이제 나이가 있으니 보직은 시키는대로 다 할겁니다. 아쉽게도 저에게 남은 여유가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하하하.


3. 지금까지 상대하신 타자 중에 가장 껄끄러운 타자는 누구입니까.
여러분들은 누구일 것 같나요?
<방청객> 타티스!   (한만두죠...)
하하, 타티스... ( -_-)   제가 상대한 타자 중에 가장 껄끄로웠던 타자는 배리 본즈입니다. 파워를 가진 선수가 선구안도 좋거든요. 보통 파워 히터들은 홈런을 치기 위해 나쁜 공에도 손이 나가는데, 배리 본즈는 모든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1999년,박찬호 선수를 상대로 한 이닝 만루홈런 두개를 기록한 페르난도 타티스. 현재는 뉴욕 메츠 소속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 배리 본즈. 참고로 박찬호는 2001년 본즈의 73홈런 시즌에서 71, 72호 홈런을 맞았다.



4. 올 해 선발진에 들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다가 구원으로 가셨는데,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입단할 때 감정은 어땠나요.
음.. 그 때는 이미 선발을 포기한 상태라 담담했습니다. 오히려 좋은 선수가 왔기에 많은 기대를 했죠. 팀도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만큼 실제로도 기여를 했고, 저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올 시즌 중반에 합류한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박찬호. 2000년의 둘이었으면 막강한 원투펀치였을 것이다.


5. 이번 시즌에 팀의 마무리 브래드 릿지가 많이 불안했는데요, 릿지 대신 마무리를 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셨나요? 마무리 생각은 어떠신가요.
기회만 준다면야 하지요. 사실 혹시... 하면서 준비도 많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행히도 안 시켜주더라구요 ㅎㅎ.

올 시즌 무려 10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필라델피아 마무리 브래드 릿지. 사진은 그 유명한 '푸홀스의 릿지 테러' 직후 주저앉은 모습이다.


6. 지금까지 가장 좋았던 선택과 나빴던 선택은 뭡니까.
글쎄요, 최고의 선택은 과거에서 찾아야 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 순간의 선택이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제가 선택해야 오늘 강연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7. 서울대 야구부원입니다. 혹시 반나절 정도라도 항상 노력하고 있는 서울대 야구부를 지도해주실 수는 없습니까.
하하하하.
와서 보니까 서울대 야구장... 정말 열악한 환경이더군요. 일단 그 열악한 환경은 남한테 찾지 말고 여러분들이 개선하세요. 여러분들이 선배가 되었을 때, 그 때 지금을 잊지말고 후배들을 위해서 도와줘야 합니다.
서울대 지도라... 제가 모교에서도 막 요청이 오고 하거든요. 그래서 막 해줄순 없고... 서울대 야구부가 지금 1승 했잖아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연습하면서... 1승만 더 하세요. 그럼 제가 반나절보단 조금 적게 올 것 같지만 지도해주러 오겠습니다 하하.


8. 김성근 감독님은 '야신'이라는 별명을 듣고 있습니다. 혹시 그런 별명처럼 듣고 싶은 별명은 있나요. 혹여나 야신 타이틀을 미리 뺏겨서 서운한건 없으신지.
어... 서운한건 없습니다 (웃음)
필라델피아에서 뛰면서 재밌는 별명을 얻었어요. C.H. Park 에서 Chop 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주더라구요. 나중엔 Chopper(자르는 사람)가 되었습니다. 듣기 좋은 것 같아요.

쵸퍼?



9. 지금까지 많은 부상을 당하셨는데, 부위가 허벅지와 허리 등이었습니다. 저는 시속 95킬로짜리 공을 던져도 팔꿈치와 어깨가 아픈데요, 혹시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건가요.
글쎄요. 타고난 강견이란 소리를 듣긴 했는데, 사실 어렸을 땐 어깨가 약해서 팔도 많이 빠지고 했거든요. 
어렸을 때 집이 좁아서 다락방에서 놀았는데, 그 때마다 쿵쾅쿵쾅 울리니 아버지께서 벌칙으로 푸쉬업을 100개씩 시켰습니다. 턱걸이는 20개 이상하면 1개 추가할 때마다 100원씩 용돈으로도 주셨어요. 그런게 비결 아닐까요.
사실 지금도 팔꿈치 뼈는 깨져있는데, 중학생 때는 벽돌 위에 팔을 놓고 억지로 펴고, 다시 안 굽혀져서 뜨거운 물에 넣고 굽히고... 별 짓 다 했습니다. 그러니 좀 낫더라구요.


10.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자녀교육은 지금 어떻게 하고 계시고, 자녀들이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으신지요.
엄.... 애들이 지금 3살, 1살인데요.... ㅋㅋㅋ;;;
작은 애는 기는 훈련, 유모차를 끄는 훈련을 시킵니다 -┏
큰 애는 운동선수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작은 애는 이것저것 만지고 노래도 하는 걸 좋아하니 예능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11. 한국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투수를 꼽아주세요.
작년에 두산 베어스와 같이 훈련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엄청나게 좋은 투수들이 많은거에요. 이런 투수들이 다른 팀에도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겁니다.
임태훈 선수가 잠재력이 돋보입니다. 강연에 가면 항상 필기를 하며 열심히 듣는 모습도 좋고, 올림픽 땐가요? 복도에 임태훈 선수 방만 불이 켜져 있는겁니다. 뭐하나... 싶어서 보니 텔미 춤을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좀 배우긴 했지만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훌륭하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또... 한기주 선수.... (술렁술렁..... 이 때 여기저기서 "윤석민!!!!" "류현진!!!" 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윤석민? 잘 모르겠는데.. 그 선수가 WBC 마지막으로 던진 선순가요?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이 자꾸 헷갈리네요;; 참 많은 선수가 있는데...






마지막은 박찬호 선수가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과, 대답에 대한 박찬호 선수의 의견입니다.

여러분들은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한국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일부는 해외 진출 찬성, 일부는 반대에 손을 들었습니다.)
선수들은 해외에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 야구의 발전은 결국 MLB 등을 보고 자란 세대에 의해 성장이 더욱 빨라진 겁니다. 지금 보물을 잃어버린다 생각치 마시고, 지금 잃어버린 보물이 더 나은 보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세요.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면으로 보면 훨씬 낫습니다. 여러분들은 유학가죠? 더 넓은 걸 배워오는거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 질문과 답변이 기사가 되어 떴군요 ㅋㅋㅋ
Posted by no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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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읽었습니다 찬호형 내년에 우승하시길

    2009.11.28 04:08 [ ADDR : EDIT/ DEL : REPLY ]
  2. 앞으로 박찬호 선수가 더욱
    이름을 날리기를 기원합니다.

    2009.11.28 05: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만의 영웅이 아닌 만인의 영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미 그 정도겠죠? ㅎㅎ

      2009.11.29 12:23 신고 [ ADDR : EDIT/ DEL ]
  3. 소다

    하이키킹에서 유연한 투구폼으로 변경한 것처럼 변화에 임하는 박찬호 선수의 자세는 뭐냐?라는 질문도 있었지요.

    2009.11.30 00:06 [ ADDR : EDIT/ DEL : REPLY ]
    • 아하, 빼먹은 질문이 있었네요;;

      별로 듣고 싶지 않았던 질문이라 안 적어왔더니;;;

      2009.11.30 01:15 신고 [ ADDR : EDIT/ DEL ]
  4. 우와- 직접 질문하신 내용이 기사화됐군요. 스크랩해서 보관하심이. ㅋㅋ
    좋은 경험하셨네요. ^^

    2009.12.01 08: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박찬호 선수, 유머감각이 있네요 :)

    2009.12.03 13:03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ㅎㅎ
      좌중을 쉽게 웃기는 재주도 가지셨더라구요~

      2009.12.04 00:51 신고 [ ADDR : EDIT/ DEL ]
  6. 아,,, 박찬호 선수...정말 존경하는...
    대학 다닐 땐 박찬호 선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수업도 다 빼먹었었답니다.
    신문기사 인터뷰가 아닌 이런 글로 대하니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네요 .

    2010.01.04 11: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홋, 연배가 보이십니다 ㅎㅎ

      제 친구는 중학교 때 5일에 한 번씩 조퇴하는 만행을 저지르다가 (...) 결국엔 선생님한테 걸려서 뒤지게 맞은 적도 있었지요 ㅎㅎ

      2010.01.04 14:26 신고 [ ADDR : EDIT/ DEL ]

박찬호 선수가 서울대학교에 강연을 왔습니다. 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으니 그 사이에 많은 기사가 떴더군요. 현장에서 노트북으로 작성하시고 바로 송고하시는 기자 분들도 계셨던 것 같으니 뭐 놀라울 것도 아니지요.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는 사실 스포츠 '산업'에 대한 얘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만, 실질적인 내용은 박찬호 선수의 삶에 관한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기사 내용을 보니 제가 직접 듣고 느낀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기사가 작성된 것도 많더라구요. 역시 언론의 힘은 여러 의미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끄적이는 글은 기자의 눈으로, 기사를 위한 글과는 다른 그저 팬으로써 본 이야기만 살짝 얘기하려 합니다.



기사를 보니 약 천 명 정도의 학생이 왔다고 합니다. 물론 조금 과장된 수치인 것 같군요.


박찬호, 이런 사람이었어?

박찬호 선수는 메이저리그(Major League)를 주저없이 '대단한 리그'라고 말을 합니다. 수많은 마이너리그(Minor League) 팀들과 팜(Farm) 시스템을 갖춘 메이저리그야말로 리그 뿐 아니라 엄청난 산업, 시스템으로써의 역할을 다한다는 얘기죠. 뉴욕 양키즈의 경우 다른 팀 팬들이 싫어하는 팀을 꼽으면 7~80%로 꼽는 팀이지만, 올 월드시리즈의 경우처럼 호불호와 상관없이 대단한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니 '산업'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래서 언론에서 나쁘게 다루는 걸 관심으로 받아들여요 하하하" 라는 말에서 박찬호 선수가 은근히 많은 스트레스도 받았고, 지금은 여유도 찾았구나- 라는걸 느끼게 되었죠.

운동선수가 말을 잘한다- 라고 생각하고 놀란 건 역시 선입견이겠죠? 그만큼 박찬호 선수는 뛰어난 언변을 보여줬습니다. 단순히 말을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편하게 농담도 잘 던지고 속된 말로 웃긴 소리도 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기사를 살펴볼까요? 스포츠 조선은 이렇게 기사를 냈습니다.
첫 강연이지만 중간중간 농담을 섞으며 막히지 않는 입담으로 학생들을 집중시키는 뛰어난 강연 실력을 보였다. 말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지자 박찬호는 "그렇게 박수를 많이 치시면 내가 너무 잘하는 것 같이 생각되니까 치지 말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자신이 거쳐온 팀들에 대한 단상을 하나하나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LA 다저스를 마음의 고향으로 정의했고, 텍사스는 부를 축적하게 해준 팀, 샌디에이고는 가족과 같은 팀, 필라델피아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 뛰고 싶은 팀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랬습니다.
  "텍사스 시절은... 부를 축적하고 ㅋㅋㅋ"
  "저의 후손들이 감사해야할 팀인 것 같아요"
  "뉴욕 메츠는.. 뭐... 정은 없네요. 어차피 할 말도 없고..."
  "2008년에 메츠 상대로 잘 던졌더니 단장이 뭔일 생겼냐고 묻더라구요"
이런 소리를 섞어가니 좌중이 웃을 수 밖에요 ㅎㅎ

박찬호 선수는 운동능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재치와 유머도 매우 뛰어났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공주에서 나왔습니다 (자꾸 박찬호 선수가 시골이라고 해서 저도 모르게 '아니 그래도..' 란 소릴 중얼거리곤 했습니다.). 게다가 야구도 좋아하지요. 그런고로 박찬호 선수의 어렸을 적 이야기라거나, 아버지가 운영하는 철물점, 옆학교이자 박찬호 선수의 모교인 공주고등학교 이야기 등을 많이 접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이 반대하셨을 때 '후원회 아저씨들'과 선생님이 부모님을 설득해서 야구를 시작했단 얘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타고 난 선수였나봅니다 ㅎㅎ. 박찬호 선수는
  "아저씨들이랑 경기하면 고기도 먹고"
  "애들이 모아 준 라면도 다 먹고"
하는 것이 좋아서 시작했다고 하더라구요. 초등학교가 강팀이 되어 다른 팀들이 찾아오니 "산업도 발전하고, 고기도 많이 먹고 벌써 일석이조 아니냐" 란 농담과 함께 나중엔 시험을 봤더니 계속 야구를 해야할 성적이 나왔다면서 너스레도 떨었습니다.


역시 나의 영웅. 멋있다!!!

중간에 질문 시간을 가지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질문에 관해서는 뉴스를 참조하세요.). 박찬호 선수의 꿈과 여정에 관한 이야기였죠.

고3때 청소년대표로 미국에 갔을 때 LA 다저스 경기를 관람했다는 얘기는 기사에도 떴을 겁니다. 아마 그걸 보고 꿈을 키웠다고 했겠죠. 제가 필기해온 내용은 이렇습니다.
돈이 없어서 다저스타디움 맨 위에서 보니까 무지하게 크더라. 사람들도 작게 보여서일까, 유니버설 스튜디오 보고 왔더니 여기도 영화찍는 것의 일부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맨 위에서 봤다는 것이 야구의 전부를 보게 되어, 결국 나의 꿈을 더 크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저 마운드에서 연습투구라도 하고 싶었다."
과연 2년 후에 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리라고 생각을 했을까요 ㅎㅎ.


기사가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왕따' 부분입니다. 반은 진실일 수도 있지만 반은 농담일 얘기를 완전 심각하게 써놨더라구요. 심지어 어느 기사는 '부모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처럼...' 으로 왜곡도 해놨더군요. 실제로는 모든 성인을 다 얘기했는데 말입니다.

여튼, 술 담배 여자를 멀리하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믿고 따랐더니 왕따 비스무리하게 되었다- 고 했더랬죠. 나중에 이성을 생각하게 되니 야구가 더 잘 되고, 술도 한 잔 해봤더니 일찍 잘 수도 있었다는 말로 너스레를 떤 후 그가 한 말은 최고의 명언입니다.
술, 담배, 여자를 멀리했던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 아니라, 신념과 그 신념을 지켜나가는 절제가 성공의 원동력이다.
캬. 역시 내 영웅은 다릅니다.


그를 바꾼 것 - 가족, 그리고 마지막.

지금의 박찬호 선수가 만들어진 것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해준 소중한 사람들과,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깨닫게 해준 '마지막' 이라는 단어입니다.

소중한 사람들은 여럿 있지요. 2008년 LA 다저스와 계약이 취소가 될 위기에 처했을 때도 박찬호 선수가 생각했던 것은 대표팀 사람들이 너무나 좋았고, 정이 들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담감을 가지고 은퇴의 기로에 섰을 때 도와준 사람은 피터 오말리 前 LA 다저스 구단주였죠. 하지만 최고로 소중한 사람은 역시 그의 가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출혈이 있었을 때, 무리하게 등판하려고 했던 박찬호 선수에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동료였던 우디 윌리엄스는 따끔한 충고를 해줬다고 합니다. "'가족을 생각한다면 지금 한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않냐. 일단 네가 몸을 챙기고 오랬동안 그 사람들에게 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라.' 그 때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것을 실감했다." 이런 조언은 '마지막' 이라는 단어에서도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2007년 풀타임 마이너리거 생활을 보내고 은퇴의 기로에 서있었을 때,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보고 '나는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들은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는 걸 실감하고 마지막을 불태우려고 했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불태운 열정이 채 식기도 전에 마이너리거로 다시 돌아가란 통보를 받았을 때에도 좌절을 한 번 경험했다는 그는 올 시즌 중반에 부진했을 때에도 은퇴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때 오말리씨가 조언을 해줬다고 하는데,
네 아이가 아플 때를 생각해봐라. 가족을 지켜나가는 것보다 더 큰 일 있겠나. 그거에 비하면 지금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도 옳겠지만 그건 별 것 아니다. 걱정하지 마라.
어때요, 힘이 날만 한가요 ㅎㅎ
정말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더니 훨씬 성적이 좋아져서, 이제는 자신감을 다시 회복한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습니다.


학업과 운동의 병행이 요원한 현실.

마지막 주제는 미국 스포츠와 한국 스포츠의 비교였습니다. 비교적 앞의 두 주제보다 짧은 시간동안 진행됐네요. 결론은 이겁니다. 미국에는 법대 나오거나 경영을 전공하거나 공부를 병행한 선수들이 많은데, 한국은 왜 적은 걸까 라는 겁니다. 비단 운동선수뿐만이 아닙니다. "운동만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 있고, 공부만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 있을터이니,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지론을 펼쳐보였네요. 심히 공감가는 이야기입니다.



박찬호 선수의 강연은 여기까지였습니다. 발악을 해서 박찬호 선수에게 질문한게 하나 있었는데... 질문한 내용은 나중에 올릴게요. 덕분에 저는 대학신문 기자와 간단한 인터뷰도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아효, 제가 무슨 글을 쓰고 있었는지... 은근히 필기해온 내용이 많아서 요약도 어렵네요. -_-

질문 내용을 거의 다 적어왔으니, 그건 다음 글로 넘기고 여기서 잘라야겠습니다 :$



P.S. 오늘 강연을 다룬 기사들을 몇 개 링크합니다.
Posted by no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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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팩

    저도 어제 봤는데 역시 성공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왔습니다...역시 멋지더라구요^^

    2009.11.27 13:42 [ ADDR : EDIT/ DEL : REPLY ]
    • 허접한 글에 답글 감사합니다 ㅎㅎ

      어제 들었던 얘기- 정말 쓰고 싶은 내용도 많은데 정리가 안 되어 이것밖에 전해드리지 못하네요 ㅠㅠ

      2009.11.27 15:24 신고 [ ADDR : EDIT/ DEL ]
  2. 실물로 봤을 때 더 멋있을 것 같은 예감이...
    역시, 성공이라는 길로 향하는 길에는 지름길이 없는 듯 합니다. 꾸준히 노력할 때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인 것 같네요.

    2009.12.01 08: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 것 같아요.
      제 질문에 대답하신 것도 실은 우문현답이 아닐까...

      2009.12.01 12:0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