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장점은 분명하다. 어디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 양도 무수히 많으며, 다시 찾기에도 편리하다. 그러나 '유익한 정보를 걸러내는 힘'이 약해진다는 단점은 장점의 뒤에 숨어버리게 되었다. 수많은 자료를 얻었지만, 실제로 뭔가 쓰려고 하면 어떤 것을 써야 할 지 모르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 다반사. 가끔은 디지털 아이템을 가지고 뭔가 찾으려 하다 보면 어느샌가 딴길로 샐 때도 있다. 이럴 때야말로 필요한 것이 노트다.
사실은 노트가 아니어도 좋다. 메모라도 좋다. 어딘가 적기만 하면 된다. 적음으로써 자신의 '(유용한)지식이 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적는 행위 그 자체는 디지털 매체와는 다르게도 하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마력을 가지고 있어, 더욱 효율적인 지식의 정리가 완성된다. 저자는 이를 '탁월함' 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만드는 일, 그것은 글을 쓰는 것이다 (p. 75)'
'탁월함'에는 반성의 의미도 들어간다. 노트에 적어놓은 메모를 보며 이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데, 다시 볼 때마다 이 생각들이 맞는지, 다른 의견들은 어떨지 등등 여러가지를 보고 있다. 나 자신을 객관화 하여 반성하게 하는 도구야말로 노트인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열변을 토해놓고 마무리가 안 좋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의 구성을 하고 있긴 하다. 갑자기 뜬금없이 다중 지능 이야기를 하면서, 책의 전체 주제와는 맞지 않는 구성이 난데없이 들어가긴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의의가 있다.
'종이에는 지식이 자란다.'라고 했다. 메모는 물론이거니와, 들고 다니며 남들과 토론하기에도 가장 용이한 매체가 종이이다. 그리고 그 매체의 묶음이 바로 노트가 된다. 글 뿐 아니라 그림과 사진까지, 저자의 표현대로 사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하이브리드 매체인 노트가 여러분들을 탁월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