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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소설

안도현, <연어>, 문학동네.

안도현<연어>문학동네.   (한국소설, 2007.03. ~ 2007.08.)

그래도, 아직은, 사랑이,
낡은 외투처럼 너덜너덜해져서
이제는 갖다 버려야 할, 
그러나, 버리지 못하고,
한번 더 가져보고 싶은,
희망이, 이 세상 곳곳에 있어,
그리하여, 그게 살아갈 이유라고
믿는 이에게 바친다.

                                     -- 『연어』中




주인공 '은빛연어'는 고달픈 현실에 젖어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자신의 주변에서 생기는 많은 사고들과, 자신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들을 은빛연어는 겪어나간다. 그럼에도 꿋꿋이 우리가 사랑을 하고 성장을 하듯이, 은빛연어도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

이런 이유로 마냥 성장물이라고 하기에는 '연어'는 너무나 아름다운 소설이다. 비단 시적인 표현들이 많아서가 아니라, 독자 모두에게 용기를 주려는 책이기 때문이다.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라는 구절로 소설은 시작을 하고, 끝을 맺는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연어에게서 강물 냄새가 난다니. 이는 고향을 찾는, 그리고 죽음에 다다르는 산란의 과정을 극대로 미화하는 것이다. 연어의 산란은 비단 산란 그 자체만의 의미일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의미한다. 폭포라는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좇은 꿈을 위해 뛰어넘는 연어를 보며 독자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지 않을까.

<연어>는 어른을 위한 동화다. 메마른 일상을 보내느라 자신의 인생을 둘러보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희망을 잃지 말라는 말을, 소설이라는 글로 표현한 응원이다. 오랫동안, 무려 100쇄 동안 이 책은 우리를 응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