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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글들과 작은 이야기

[영화] 아바타 - So What?



요즘 영화 <아바타(Avatar)> 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나보다. 타이타닉을 보고 CG의 위대함을 알고, 반지의 제왕을 보고 CG의 끝이 어디인가를 질문했던 과거가 부끄러울 정도로 압도되는, 형언하기 어려운 스케일의 CG를 보면서 '우와' 같은 감탄사를 내뱉지 않을 수가 없긴 한가보다. 아무래도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파워만큼의, 어쩌면 그 이상의 파워를 이 영화로 만들어내는건 아닌가 모를 정도다.

그런데, So What? 도대체 이 영화는 어디가 재밌다는 것일까. 과연 CG만으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걸까?


21세기 최고의 떡밥 - 파괴자로써의 인간, 그리고 인류에게 고하는 메시지

아쉽지만 이 영화의 주제 역시 독창성은 없다. 개발과 자연보호의 극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오해하지 말자. 제목을 저렇게 썼다고 나는 개발주의자가 절대 아니다. 단지 이 영화의 주제도 무모한 개발에 의한 인간파괴를 훈계하는 정도가 아니었나, 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사실 CG의 힘은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뿐만 아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에 나왔던 각종 디스플레이와 인터페이스들은 여기서는 별 것 아닌 그래픽일뿐이다. 영화의 배경은 눈을 감고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판도라 행성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아바타>에 등장하는 인간은 그런 아름다운 곳을 개발의 논리로 부수려 하는 파괴자에 불과하다. 뭐... 자세한 내용은 안 쓰겠지만, 결국은 그런 인간들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해도 대동소이하겠다.


주제만 있으면 되는건가요?

글을 써보자. 무엇이든 좋다. 대신 하나의 주제는 있어야 한다. 그 다음은? 주제에 맞는 스토리를 구성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아바타>는 그것이 없다. 오로지 CG에만 의존하는 CG 의존증일 뿐이다. 영화를 만드는데 사실 뭐가 그렇게 치밀한 반전이 필요하며 시각적 효과를 그대화해서 표현하는게 뭐가 잘못이냐 하겠지만, 문제는 그게 다라는 것. 심지어 재미도 없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과 우연히 만나고, 그게 신의 계시라 그러고, 훈련시키고, 당연히 후계자가 되고, 후계자가 되려면 일어나는 족장의 죽음, 그리고 당연한 남녀주인공의 사랑은 아! 눈 감고도 생각할 수 있는 플롯 아닌가.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등장하는 인물들 얼굴만 보고도 저 사람이 나중에 죽나 안 죽나까지 알 수 있을 정도의 플롯을 가지는 영화는 결국 시간만 죽이고 나오기에 딱 좋은 수준일 뿐이다. 그래, 솔직히 말하자. 스토리는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하다!

한 줄 요약 : 인페스티드 테란이 가세한 저그가 테란에게 역전승하는 시나리오.

이거 보면서 뭔 생각을 그리 많이 하나...



구경 한 번 잘 했네!

어떤 한 영화평론가의 평이다. 실은 100자 평이라 더 길지만, 가장 가슴에 와닿는 문구가 저 말이다. 생각 없이 보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라고 해야 할 영화. 스토리를 보고 이게 영화 시나리오란 말인가라고 개탄을 마지않을 필름을 영화로 만들어 준 것은 말도 안 되는 CG의 덕. 이렇게 생각하면 그만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