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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글들과 작은 이야기

박찬호 서울대 강연, 뒷 이야기 - 질문편

한 글로 다 쓰기에 너무 길어서 잘랐습니다.
이 글은 박찬호 선수의 강연 중에 있었던 질문들과 답변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박찬호 선수는 '자기가 답변하고픈 것'에만 답변한다고 했는데요, 시작부터 화끈합니다 ㅋ






0. 한국으로 복귀하셔서 한화에서 뛰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으하하하하하하.
다음 질문 부탁드립니다. 

→ 이걸 보시고 한 번 판단해 보시죠. 어떨까요? ㅋㅋㅋ


1.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셨습니다. 현재까지 거쳐간 팀들 외에 꼭 뛰어보고 싶은 팀이 있나요.
현재 뛰고 있는 필라델피아가 매우 좋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뛰고 싶네요. 그 외에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2. 앞으로 뛰실 때 보직은 어떻게...
저는 이제 나이가 있으니 보직은 시키는대로 다 할겁니다. 아쉽게도 저에게 남은 여유가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하하하.


3. 지금까지 상대하신 타자 중에 가장 껄끄러운 타자는 누구입니까.
여러분들은 누구일 것 같나요?
<방청객> 타티스!   (한만두죠...)
하하, 타티스... ( -_-)   제가 상대한 타자 중에 가장 껄끄로웠던 타자는 배리 본즈입니다. 파워를 가진 선수가 선구안도 좋거든요. 보통 파워 히터들은 홈런을 치기 위해 나쁜 공에도 손이 나가는데, 배리 본즈는 모든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1999년,박찬호 선수를 상대로 한 이닝 만루홈런 두개를 기록한 페르난도 타티스. 현재는 뉴욕 메츠 소속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 배리 본즈. 참고로 박찬호는 2001년 본즈의 73홈런 시즌에서 71, 72호 홈런을 맞았다.



4. 올 해 선발진에 들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다가 구원으로 가셨는데,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입단할 때 감정은 어땠나요.
음.. 그 때는 이미 선발을 포기한 상태라 담담했습니다. 오히려 좋은 선수가 왔기에 많은 기대를 했죠. 팀도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만큼 실제로도 기여를 했고, 저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올 시즌 중반에 합류한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박찬호. 2000년의 둘이었으면 막강한 원투펀치였을 것이다.


5. 이번 시즌에 팀의 마무리 브래드 릿지가 많이 불안했는데요, 릿지 대신 마무리를 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셨나요? 마무리 생각은 어떠신가요.
기회만 준다면야 하지요. 사실 혹시... 하면서 준비도 많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행히도 안 시켜주더라구요 ㅎㅎ.

올 시즌 무려 10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필라델피아 마무리 브래드 릿지. 사진은 그 유명한 '푸홀스의 릿지 테러' 직후 주저앉은 모습이다.


6. 지금까지 가장 좋았던 선택과 나빴던 선택은 뭡니까.
글쎄요, 최고의 선택은 과거에서 찾아야 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 순간의 선택이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제가 선택해야 오늘 강연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7. 서울대 야구부원입니다. 혹시 반나절 정도라도 항상 노력하고 있는 서울대 야구부를 지도해주실 수는 없습니까.
하하하하.
와서 보니까 서울대 야구장... 정말 열악한 환경이더군요. 일단 그 열악한 환경은 남한테 찾지 말고 여러분들이 개선하세요. 여러분들이 선배가 되었을 때, 그 때 지금을 잊지말고 후배들을 위해서 도와줘야 합니다.
서울대 지도라... 제가 모교에서도 막 요청이 오고 하거든요. 그래서 막 해줄순 없고... 서울대 야구부가 지금 1승 했잖아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연습하면서... 1승만 더 하세요. 그럼 제가 반나절보단 조금 적게 올 것 같지만 지도해주러 오겠습니다 하하.


8. 김성근 감독님은 '야신'이라는 별명을 듣고 있습니다. 혹시 그런 별명처럼 듣고 싶은 별명은 있나요. 혹여나 야신 타이틀을 미리 뺏겨서 서운한건 없으신지.
어... 서운한건 없습니다 (웃음)
필라델피아에서 뛰면서 재밌는 별명을 얻었어요. C.H. Park 에서 Chop 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주더라구요. 나중엔 Chopper(자르는 사람)가 되었습니다. 듣기 좋은 것 같아요.

쵸퍼?



9. 지금까지 많은 부상을 당하셨는데, 부위가 허벅지와 허리 등이었습니다. 저는 시속 95킬로짜리 공을 던져도 팔꿈치와 어깨가 아픈데요, 혹시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건가요.
글쎄요. 타고난 강견이란 소리를 듣긴 했는데, 사실 어렸을 땐 어깨가 약해서 팔도 많이 빠지고 했거든요. 
어렸을 때 집이 좁아서 다락방에서 놀았는데, 그 때마다 쿵쾅쿵쾅 울리니 아버지께서 벌칙으로 푸쉬업을 100개씩 시켰습니다. 턱걸이는 20개 이상하면 1개 추가할 때마다 100원씩 용돈으로도 주셨어요. 그런게 비결 아닐까요.
사실 지금도 팔꿈치 뼈는 깨져있는데, 중학생 때는 벽돌 위에 팔을 놓고 억지로 펴고, 다시 안 굽혀져서 뜨거운 물에 넣고 굽히고... 별 짓 다 했습니다. 그러니 좀 낫더라구요.


10.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자녀교육은 지금 어떻게 하고 계시고, 자녀들이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으신지요.
엄.... 애들이 지금 3살, 1살인데요.... ㅋㅋㅋ;;;
작은 애는 기는 훈련, 유모차를 끄는 훈련을 시킵니다 -┏
큰 애는 운동선수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작은 애는 이것저것 만지고 노래도 하는 걸 좋아하니 예능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11. 한국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투수를 꼽아주세요.
작년에 두산 베어스와 같이 훈련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엄청나게 좋은 투수들이 많은거에요. 이런 투수들이 다른 팀에도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겁니다.
임태훈 선수가 잠재력이 돋보입니다. 강연에 가면 항상 필기를 하며 열심히 듣는 모습도 좋고, 올림픽 땐가요? 복도에 임태훈 선수 방만 불이 켜져 있는겁니다. 뭐하나... 싶어서 보니 텔미 춤을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좀 배우긴 했지만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훌륭하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또... 한기주 선수.... (술렁술렁..... 이 때 여기저기서 "윤석민!!!!" "류현진!!!" 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윤석민? 잘 모르겠는데.. 그 선수가 WBC 마지막으로 던진 선순가요?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이 자꾸 헷갈리네요;; 참 많은 선수가 있는데...






마지막은 박찬호 선수가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과, 대답에 대한 박찬호 선수의 의견입니다.

여러분들은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한국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일부는 해외 진출 찬성, 일부는 반대에 손을 들었습니다.)
선수들은 해외에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 야구의 발전은 결국 MLB 등을 보고 자란 세대에 의해 성장이 더욱 빨라진 겁니다. 지금 보물을 잃어버린다 생각치 마시고, 지금 잃어버린 보물이 더 나은 보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세요.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면으로 보면 훨씬 낫습니다. 여러분들은 유학가죠? 더 넓은 걸 배워오는거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 질문과 답변이 기사가 되어 떴군요 ㅋㅋㅋ